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책 리뷰]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저 리뷰

이 책은 단순한 자기 계발서가 아닙니다. 결핍(scarcity)이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바꾸는지를 설명하는, 뛰어난 심리학·행동경제학 안내서입니다. 가난, 시간 부족, 외로움, 칼로리 부족 등 다양한 결핍이 우리의 집중력을 어떻게 왜곡하며, 장기적 삶을 망가뜨리는지 과학적으로 풀어냅니다.

1부: 결핍의 사고방식

1. 집중과 터널링의 차이

결핍이란 제한된 자원을 마치 터널처럼 좁게 바라보게 합니다. 멀레이너선과 샤퍼는 이를 터널링(tunneling)이라고 부릅니다. 일시적 집중 효율, 즉 focus dividend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터널링은 중요한 장기적 과제를 놓치게 합니다. 특히 ‘터널링 세금’이란, 누락된 기회와 집중을 통한 비용을 의미하며, 이는 삶에 눈덩이처럼 쌓입니다.

2. 정신에 부과되는 세금

결핍은 단순히 금전적 혹은 시간의 부족이 아닙니다. 우리는 결핍으로 인해 활용 가능한 인지 능력과 실행 제어 능력—즉 정신적 대역폭(bandwidth)—이 줄어듭니다. Poverty and cognitive load 연구에 따르면, 가난이 IQ 테스트에서 한밤을 쉬지 않은 수준의 인지능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경고가 있습니다. 이는 결핍 환경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누구나 바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2부: 결핍의 악순환

3. 트레이드오프 사고와 느슨함

결핍은 선택의 여유를 빼앗고, 트레이드오프 트랩에 빠지게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느슨함(looseness)—여유는 실패를 상쇄하며 다음 기회를 만드는 힘이 됩니다. 가난한 꿀벌과 부유한 말벌의 메타포는 결핍과 여유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설명합니다.

4. 결핍이 만든 ‘전문가’

결핍은 인식을 쥐락펴락합니다. 부리토를 포기하는 합리적 결정을 ‘착각’이라고 표현하거나, 기회비용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결핍 상황에서도 ‘합리적 선택’을 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증명합니다.

5. 끊임없는 빌리기의 늪

터널링에 갇힌 사람들은 현재의 문제 해결을 위해 차선책—빌리기—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미래를 계획하지 않으면 그 빚은 더 큰 덫이 됩니다.

6. 결핍의 덫

결핍은 마치 고공에서 위태롭게 저글링 하는 삶과 같습니다. 탈출하려면 문제의 뿌리를 찾아 제거해야 합니다. 풍요가 또 다른 결핍을 낳기도 하며, 한 가닥 희망이야말로 시스템을 바꾸는 열쇠가 됩니다.

7. 빈곤, 단순한 재정 부족이 아니다

빈곤은 생활 환경과 심리 모두에 걸친 복합적 구조입니다. ‘방 안의 코끼리’처럼 누구나 인지하지만 직접 말하기 어려운 현실을 상기시킵니다.

3부: 결핍을 위한 설계

8. 가난한 사람의 삶을 개선하려면

행동이 아니라 환경과 대역폭 구조를 바꾸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작은 인센티브보다는 대역폭을 절약하고 확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효과적입니다.

9. 조직의 결핍을 관리하라

조직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결핍에 반응합니다. 느슨함이냐 군살이냐를 구분하고, 화성선 유사 사례처럼 ‘빠른 해결’이 아닌 ‘돌아가는 길이 더 빠른 길’을 고려해야 합니다.

10. 일상 속의 결핍 대처

작은 일이라도 지속적으로 여러 선택이 허용되지 않으면 터널링에 빠집니다. 미래의 나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기보다, 선택지를 줄이고 여유를 확보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인문학적 통찰과 현실적 해결

센터 샤퍼와 멀레이너선의 연구는 단순히 개인 비난이 아니라, 환경이 사고방식을 만들어낸다는 인문학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결핍이 판단을 흐리게 하고, 좁은 시야로 삶을 제한하며,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책과 디자인, 강의 운영 같은 시스템에서도 ‘결핍 마인드’를 고려해야 효용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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